시편22편
시편22편은 크게 3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락은 1절부터 11절까지로 하나님과 사람에게 버림받은 자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두 번째 단락은 12절부터 21절까지로 고통 가운데서 건져달라는 기도의 내용과 22절부터 31절까지는 하나님께 희망을 두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22편은 제5복음서라고 불릴 만큼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일치되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1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고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그리고 6절부터 8절까지는 군중들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조롱하는 장면을 연상하게 하며 17절과18절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상황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31절은 예수님께서 ‘다 이루었다’ 하시면서 숨을 거두시는 장면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이 22편 시편기자와 자신을 동일시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편22편을 예수님의 십자가사건과 연결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에게 버림을 당하는 느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고통속에서 하나님께 아무리 부르짖어도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고 고통을 외면하시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1절에 보면 “내 하나님이여 내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라며 탄식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통당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위로하기 보다는 조롱을 하고 있습니다.
7-8절에 보면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 사람들은 ‘네가 그렇게 기도하고 하나님 신뢰한다면 하나님이 널 구해 주시겠지’하면서 고통속에 있는 시편기자를 조롱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우리 심성 깊은 곳에 죄성이 있어서 어떤 사람의 연약한 부분이나,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위로하고 감싸주기 보다는 그사람을 조롱하며 더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들이 조롱하니까 나도 그들과 같이 그 사람을 향해 조롱하며 돌을 던지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유대인들이 예수님에게 이렇게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있을 때 지나가는 사람들은 ‘사흘 만에 성전을 짓는다는 자여. 남은 구원한다고 하면서 왜 너는 구원하지 못하냐? 십자가에서 내려와봐라.’ 하면서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예수님의 사흘 만에 성전을 짓는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구원의 말씀이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고 있는 예수님을 구원자, 메시아로 보지 못하고 연약한 인간. 저항하지 못하는 무능한 인간으로 보면서 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누군가의 연약함이나 실패나 실수가 드러나면 ‘나는 너보다 낫다’ 라고 우리는 생각하며 교만과 악함을 드러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습관적으로 ‘벌레 보다 못한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용서해 주신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연약한 자들, 실패하고 좌절한 자들을 정죄하고 그들은 나와 다르다고 하면서 교만에 빠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들 가운데 있다면 2000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향해 조롱하며 멸시하던 유대인들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사건을 믿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아픔과 실패로 괴로워하는 자들을 위로하며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이 오늘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모습일 것입니다.
오늘 시편기자처럼 그리고 예수님처럼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고통속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며 주님의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는 성도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또한 지금 시편 기자가 당하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14-15절에 보면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밀랍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입천장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죽음의 진토 속에 두셨나이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피가 물 같이 쏟아지고 뼈가 어그러졌다라는 것은 가장 극심한 고통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도저히 자신의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너무나도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하나님께 ‘하나님 나를 멀리 하지 말아주십시오. 나를 속히 도와주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통도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인 고통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가장 극심한 영적인 고통과 실제적으로 육체의 고통을 당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하나님께 호소했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는 영적인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에서부터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고초를 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시며 창에 찔리고 겉옷을 나누고 속옷을 제비뽑는 육신의 아픔과 멸시를 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모든 고난을 이기셨습니다. 왜냐하면 이 고난을 이겨야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우리들을 구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도 하나님마저 나를 버린 것 같은 고난을 당할 때 우리는 갈보리 산 위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모든 환란과 고통을 이길 수 있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22절부터 보면 대반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2절 말씀에 보면 “내가 주의 이름을 형제에게 선포하고 회중 가운데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당하던 자가 갑자기 하나님을 찬송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들은 보통 고난과 어려움을 당하다가 고난이 물러가고 어려운 문제가 해결되면 그 때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을 드립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 보면 고난이 물러가고 어려움이 해결되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편기자는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까?
24절 말씀을 보면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그의 얼굴을 그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울부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통 가운데 하나님께 울부짖고 탄식할 때 깨달은 것은 비록 지금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시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신 것이 아닌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서 단 한 순간도 얼굴을 돌리시지 않았고 고통 중에 나오는 작은 신음하나까지도 하나님은 다 듣고 계셨던 것입니다. 시편기자는 하나님이 이 모든 고통을 이기게 하실 것을 믿고 하나님을 찬송하고 있는 것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라고 외치셨던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와 천대를 이겨내셨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알았기 때문에 예수님이 기꺼이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다 이루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에게도 삶가운데 엄청난 어려움과 고통의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주위의 사람들이 도와주고 위로해 주고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서 금방 해결하실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고난당할 때 하나님이 침묵하시고 아무런 응답도 없는 암흑과 같은 순간을 보낼 때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오늘 시편기자가 그러했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이러한 고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것은 내가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우리 하나님은 단 한 순간도 그 얼굴을 우리에게서 돌리신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고통과 신음을 모른 척 한 적이 단 순간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이라고 하면 무조건 나의 문제가 내 뜻과 내 마음대로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이라는 것은 내가 고통 속에서도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신앙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나를 지켜주신다라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믿는다면 우리들이 아무리 큰 고난의 한복판에 있을지라도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고 하나님께 찬양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고난과 고통 속에 있을 때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나를 지켜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주님만 신뢰하는 믿음으로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돌릴 수 있는 성도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